연예인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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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24-05-1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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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유학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라는 글을 올렸었는데,


7008401860_486263_0a733076903f04c7ce779a282a62a2d8.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https://www.fmkorea.com/index.php?document_srl=7008401860



의도치 않게 게시판을 달구어서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을 퇴근하면 올려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지금 해당 글에 적지 않은 내용들을 다시금 정리해 보려고 해




1. 그래서 유학이 다시 필요하다고?



비록, 나는 사람의 목숨이 파리만도 못한 고대 중국에서


'사람이 귀하다' 라는 유학의 가르침이 필요했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학을 부활시키자는 건 당연히 시대착오적인 소리라고 봐



비록 유교 사상가는 아니었지만,


춘추전국시대 법가 사상가였던 한비는 '한비자' 에


'모든 것은 그 시대에 맞아야 한다' 라고 이런 내용을 남겼지.



옛날 사람들은 나무열매, 풀씨, 조개를 날로 먹고 살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장이 상해서 질병에 걸리는 자가 많았다.


그 때 성인이 나타나 불을 지피고 널리 퍼뜨려서 문제를 해결하니,


그를 수인씨라고 부르며 천하의 왕이라 받들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와서 나무를 지펴서 불을 일으키는 자는


성인이 아니라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말처럼, 아무리 공자가 대성인이라고 받들여질지라도


공자가 살던 때로부터 2500년이 지난 오늘날



'공자의 가르침이 옳았다!


성인의 가르침을 실천하면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 그 시절의 가르침을 우리 사회에 구현하자!'



이런 소리를 진지하게 한다면 제 정신으로 보이지 않을 거야



이처럼 '그 시절 근본으로 돌아가자' 라는 근본주의는


어느 사상이나 종교를 막론하고 시대 변화를 부정하기에


유대교의 '하레디', 이슬람의 '와하브파' 와 같이


오히려 시대 착오적인 사고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만들고 있어



maxresdefault (2).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현대의 사회 문제들은 오늘날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지


이미 제 역할을 다 하고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유학을 다시 끄집어내서


'그래서 그 잘난 유학의 가르침을 진리로 삼으면 되는 거죠?' 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짓을 해서도 안 된다고 정리해두고 싶음



2. 어쨌든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제들은 유학이 만든 거 아니냐?



흔히 많은 사람들이 유학은 꼰대들의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인식을 갖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가


교과서에도 나온 이규보의 '토실을 허물어버린 설壞土室說' 인데



3e19ba0aca2c8c39e4adb7198c043cc9.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사실 이규보의 이런 행동은 유학적 측면에서 봐도 잘못된 행동이야.


우선 유학에서는 '사람이 중하다' 고 보았기 때문에


오히려 움막을 지어서 추위를 피한다고 하는 걸 장려해야 할텐데,



이런식으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다' 라고 비판하는 건


'무위자연'으로 대표되는 도가 사상에서 나온 것인데다가



정작 이규보 본인은 움막을 부수어서 땔깜으로 안락함을 누린 건


자기가 하지 마라고 한 '자연의 이치'를 거슬렀다는 점에서



106922490_3153129514730129_1944881066975266391_n.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공자가 말한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 측면에서


이규보의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었지



심지어 이규보는 자신을 발탁한 무신정권이 만든


똑같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빙고에 대해서는 찍소리도 못했던 걸 보면


단지 정철처럼 글 쓰는 솜씨가 좋아서 이름과 작품이 오늘날까지 남은 거 뿐이고


이런식으로 자기 권위를 내세워 꼰대질 하는 건 유학에서도 매우 비판받을 행위야



그런데 유학이야말로 장유유서를 강조했으니까


'아무튼 너의 말은 면피용이고 유교야 말로 서열질과 권위주의를 조장한 거 아니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타일러가 예전에 말했던 내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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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b5b2f6cdbb84b5be6c5bcd4a425516.webp.ren.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우리의 일반적 인식과 달리


유학에서는 '잘못된 것이라면 이를 용기 있게 지적하고 직언하는 것' 을 장려했어



조선 시대 사극을 보면 왕이 뭘 하려고 하면


신하들이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나서


'아니되옵니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라는 장면이 단골처럼 나오는데,



01.pn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실제로 영조 같은 경우 성격이 파탄나서


사소한 일 가지고도 신하들을 파직시키고 유배보내기 일쑤였는데,


그럼에도 신하들이 '내가 뒤지더라도 할 말은 해야 겠다' 라고


당당하게 팩트를 꽂아넣는 장면이 수두룩할 정도지



그리고 '유교는 권위로 사람을 찍어누른다' 라는 인식과 달리


인본주의적 성향이 강했기에


아래 사진처럼 사람과 사람으로 의견 교류를 했던 경우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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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b070e0d746ff6b5db9fb4d363ca585.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리고 보통 송시열의 사문난적 가지고


'자기네 사상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배척하고 죽이려 든다' 라고 말하는데


사문난적이라고 욕하고 그런 적은 있어도


정치적 다툼이 아닌 사상적 차이로 상대를 죽이지는 않았어



같은 시기 유럽에서는 같은 기독교 내에서도


종파 갈등으로 피비린내 나는 일이 만연했던 걸 보면



오히려 당시 기준 유학은 서로 논쟁에서 비판했을 뿐


사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혈 사태 없이 공존했다는 점에서



시민 혁명으로 근대 국가가 성립되고 난 다음에야


종교적, 사상적 소수자들에 대한 법적 박해와 차별을 중단한 유럽보다


훨씬 진보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거야



3. 그래도 한국 사회가 유교 영향하에 있는 게 사실이잖아?



대학원에서 누군가 '고전' 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린 적이 있었어


'모두가 위대한 작품이라는 걸 알지만, 아무도 읽어보지 않는 것'



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유학의 포지션이 딱 이렇지 않을까 싶더라고


지금 한국에서 사서 삼경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이쪽 관련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수박 겉기식으로 읽어볼 수는 있겠지만



입시나 취업에서 사서 삼경의 내용이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가


교과서에도 해당 내용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 말이야



한국 사회에서 사서 삼경의 영향력은 성경의 영향력의 10%도 되지 않을텐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유교 영향하에 놓여 있다고 하는 건


지금까지 전수된 전통문화를 유학이라고 싸잡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



사실 논어나 맹자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저걸 써먹을 수 있는 곳이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대학원이나, 고전번역원 두 곳 준비할 정도일텐데


애초에 여기는 전공자들이 이 분야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진학하는 곳인데다가


두 곳 모두 사상적 이해보다 한문 독해 실력을 본다는 점에서


'유교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어요' 라는 이야기는 좀 아니라고 봐



4. 수백년 동안 공자왈 맹자왈 밖에 못하니 발전이 없었지 ㅉㅉ



저번에 글을 쓰면서 '유학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고


'시대마다, 사상가마다 차이가 크다' 라고 두루뭉술하게 적었었는데


사실 유학은 시대별로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학문이야



예를 들어 한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성리학의 경우


송나라 시절 주자가 새롭게 재해석했던 학문이었고,



위에서 사문난적을 이야기하면서 언급했던 송시열도


'교조주의 꼰대' 이미지와 달리 주자의 주장을 재해석 하기도 했을 정도였어



의외로 유학이 시대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


공자 이후 2000년 넘게 생각보다 유연하게 잘 대처했긴 했지만,



문제는 유럽에서 17세기 이후


상업혁명-과학혁명-시민혁명-산업혁명이 연달아 터지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발전하면서


유학이 이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 정체되어 보였던 거지


헤겔이 주장했던 것처럼 발전이 없었다는 건 편견일 뿐이야


17d5bfe9c5052192a.png.ren.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18세기만 하더라도 유럽에서는 관료들을 인맥을 통한 추천, 그러니까 '빽'으로 뽑았었는데


신생 근대국가 미국이 '우리는 이러지 말고 공정하게 실력으로 뽑자' 라고 하며


청나라에서 시행하던 과거제에서 영감을 받아서 공무원 임용 시험을 만들었던 걸 보면


그 시절만 하더라도 유학이 오히려 선진적인 면모가 있었더고 보아도 될 거야



실제로 이른바 '유교문화권' 에 속해 있는 국가들이


유럽과, 유럽인들이 세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케이스를 제외하면


세계의 다른 지역들보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잘 진행한 편이라는 점에서



유학이 발전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게 아니라


유럽과 서구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발전이 빨랐다고 보아야 할 거야



5. 그렇지만 산업혁명은 유럽에서 발생했잖아?



일단 동아시아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하지 못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사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은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제국주의의 침략이 없었으면 우리도 산업혁명 스스로 이룰 수 있었다!' 고


자본주의의 맹아론을 이야기 했던 과거가 있는데,



이미 20년 전 '경제사학' 논문들을 보아도


'이제는 그런 소리 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서 다행입니다' 할 정도로


학계에서는 자본주의 맹아라는 게 현실성이 없는 소리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황이거든



근데 말이야 이렇게 산업혁명이나 자본주의 맹아에 대해 집착했던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마르크스의 시대 구분 때문이었어



마르크스가 유물론적인 관점에 따라 역사의 시대를


원시 공산제 - 고대 노예제 - 중세 농노제 - 근대 자본제 - 미래 공산제


이렇게 다섯 단계로 나누었었고,


이게 한 동안 역사 발전에 있어서 '상식' 으로 받아들여졌었는데,



10fa9c729b4825a7b45a22d32aaf9ef5.pn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정작 이 발전 단계가 인류 역사상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 아니었다는 거야


예를 들어 동유럽에서는 근대에 접어들면서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귀족이었던 지주들이 농노들을 더 쥐어짜는 '재판농노제'가 시행이 되었거든


사회주의 혁명의 본고장 러시아에서도 마르크스의 시대 발전 단계설이 들어맞지 않는 지경이었고



심지어 마르크스가 태어났던 독일조차도 산업혁명이 시작된 건


영국이 증기기관이나 생산기계에 대한 수출 제한을 풀었던 1840년경이었어



실제로 역사적으로 보아도 산업혁명 초기는 영국이 다 해먹던 상황이었고,


만일 영국이 끝까지 틀어막고 그랬다면 유럽조차도 산업혁명이 훨씬 늦어졌을 거야



이렇게 산업혁명은 영국의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서 시작된 거지,


어느 국가나 사회에서도 가능했을 '보편적' 현상이 아니라는 거야



그렇기에 영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독자적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게 아니라 영국의 산업혁명을 '수용' 하는 것이었기에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이나


유럽에서 사람과 문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던 미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산업혁명의 전파 과정이 '운빨' 에 가까운 상황이었어



예를들어 초창기부터 프랑스와 교류하였던 베트남의 경우


기독교를 제외하고는 서구 문물 수용에 나름 적극적이었지만


결국 프랑스에 의해 정복당하고 식민지로 전락하였으며



일본 같은 경우 페리 제독에 의해 개항하기 전까지


네덜란드를 통해 문물을 소개받던 점을 제외하면 쇄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으나


개항 직후 서구 문물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던 데다가


때마침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본에 개입하지 못하였기에


순조로이 근대화를 이루고 열강으로 진입한 것을 보면


서양 문물에 대한 태도가 근대화의 성패를 좌우한 게 아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지



물론, 그랬다고 하더라도 당시 조선은


건국 당시로부터 450년이 지나서 기강이 와해되던 상황이었기에


뭘 하더라도 자력으로 서구 문물을 수입하고 자력으로 근대화를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유학의 역할은 이미 그 시점에서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이 왜 적극적으로 서구 문물을 도입하지 못했냐고 비판하는 건 아니라고 봐



사실 오늘날 우리야 지난날의 역사를 보고 있으니까


'무리해서라도 근대화를 이루는 게 답이다' 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건 결과만 보고 말하는 것이거든



당시 사람들은 제한된 정보에서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어


그런데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베트남이 망하고


껀수잡힌 청나라가 박살나는 모습을 봤는데


이 상황에서 '개국하고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게 살길이오' 라고


미드를 활짝 오픈 해야 한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나?



사실 초창기 개화파들 보면 그냥 상황은 잘 모르지만


일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막연히 따라하자에 가까운 상황이었고


현실 감각만 따지자면 오히려 위정 척사파가 뛰어난 상황이었어



근데 지금 와서 '조선은 개국 안 했으니까 망했다' 라고 욕하는 건 결과론적인 이야기인데,


이렇게 '비현실적이고 무모하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 거 아니냐' 는 나중에 그 대가를 치루게 되거든




스만.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아시안컵 당시 어쨌든 이기면 장땡 아니냐면서


'좋은 게 좋은 거다' 라고 했지만, 결국 위 사진처럼 지탄 받고 끝났잖아


사실 그런식으로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수뇌부들은 만슈타인의 '천재적' 인 작전안에 반대만 한


수구 꼴통 똥별들의 모임이라고 매도할 수 있을 거야



누가 봐도 프랑스군이 벨기에-프랑스 국경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입구컷하면 답이 없던 상황이었는데


기존에 진행하려고 했던 황색 작전 계획서가 고스란히 연합군에게 넘어가게 되어 진행할 수 없게 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이런 무모한 계획이 말이 되냐' 했던 낫질 작전을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진행한 거였잖아



당시 프랑스군에서 야간 정찰 보고를 받고도


'정상적인 놈들이면 이런 미친짓을 할 리가 없다' 라고 무시했을 정도로


정말 국운을 건 무모한 도박이었음에도


성공했으니 만슈타인이 명장으로 취급받고, 전격전이 진리로 인식된 거지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상황이 쫄려도 이런 무리수 두면 망한다' 라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남았을 거란 말이야



이것처럼 19세기 조선 입장에선 정보도 제한되어 있었고


열강들이 원하는 거 내주고도 다시 일어날 만한 국력도 아닌 상황에서


열강들에게 나라를 활짝 열어재끼는 것보다 경계부터 하는 게 정상적인 대응인데


이걸 가지고 비판한다면 그게 더 부자연스러울 거야



누군가 결과론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한국의 중화학 공업화를 사례로 이야기 했던데,



11.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실제로 1970년대 한국은 북한의 남침 위험 때문에 정말 무리해서 '국운을 걸고' 중화학 공업에 올인했어


당시 미국은 한국 국력으로는 포항제철 같은 대규모 제철소도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고 했던 상황이었는데


당시 한국은 '어차피 중화학 공업화를 이루지 못하면 북한이 쳐들어 왔을 때 멸망을 피할 수 없다' 라고


이판사판이라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투자했던 게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신의 한 수' 로 인식되고 있지만,



9788930088312.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사실 이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무모' 그 자체였거든


당시 북한이 침공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군수장비를 찍어낼 능력을 확보하는 게


너무나도 절실하고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쓰느라 중화학 공업에 올인하느라


1980년대 초중반에는 한국이 외채 규모로 세계 4위에 등극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외채 망국론.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나마 당시는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이었고,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한국이 중요한데다가


제1세계 국가 입장에서 괜히 이자 칼같이 받아내려고 했다가


한국이 망해서 공산화 되기라도 하면 그건 정말 뒷목 잡고 쓰러질 상황이었기에


미국과 유럽, 일본이 적당히 한국의 사정을 봐주어서 위기를 조용히 넘긴 거였지


80년대 초반 상황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었어



SE-85c8eb48-91e0-412b-b83c-db86feb7e7c6.pn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당시 과잉투자된 산업설비들을 '효율화' 한다고


저런식으로 무식할 정도로 무모하게 통폐합 했던 게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나라가 망할 판이었으니까 그랬던 거였거든



그 때는 정말로 운동권에서 종속이론에 과몰입해서


'한국은 외채 때문에 신식민지가 되었다' 라고



'한국은 망한다 아무튼 망한다' 라고 난리칠 만 했던 시절이었지



images232.jpg 결과가 나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


물론, 3저 호황 이후에는 당시 거하게 벌려놓은 설비 덕분에


경제성장률 12% 찍고 건국 이후 최초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거였지만



이렇게 북한의 위협이나, 냉전 시기 진영 논리, 그리고 세계 경제 호황 등이 맞물린 걸 빼놓고


아무튼 한국은 선진공업국으로 도약했는데 다른 중진국들은 못했으니 무능하다라고 한다면


해당 글 작성자 말대로 '냉철한 분석도 아니고, 비교당하는 국가에서는 굉장히 불쾌할 것' 이겠지



아무리 결과가 중요하다지만


역사적으로 분석하는 것까지 결과론으로 '왜 그때 그러지 않았냐' 라고 비판하는 건


앞으로 역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거라서 말해본 거야




여하튼 글 작성자로서 어제 쓴 글에 대한 의견들에 답을 하기 위해 글을 썼고


당시 의견들이 워낙 많았던지라 두서 없이 글을 써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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